'CIA 고문' 폭로한 前 알카에다 요원…16년 만에 관타나모서 석방

입력 2023-02-03 19:27   수정 2023-02-03 19:28


미국 중앙정보국(CIA)에 끌려가 고문과 가혹 행위를 당했다고 폭로한 전직 알카에다 요원이 쿠바 관타나모 수용소에서 형기를 마치고 풀려났다.

2일(현지시간) AP·AFP통신 등은 미군이 과거 알카에다 자금 전달책이었던 마지드 칸(42)을 석방하고 중미 국가 벨리즈로 보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파키스탄 국적으로 미국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한 칸은 20대 초반이던 2001년 9·11 테러 당시 알카에다 조직원이었다.

2003년 인도네시아 호텔 폭탄 테러 자금 5만달러를 전달하는 등 알카에다의 테러 공격 모의에 여러 차례 참여한 칸은 2003년 미국 당국에 체포된 뒤 3년간 '블랙 사이트'로 불리는 CIA의 비밀 시설에 구금돼 심문받았다.

이후 2006년 관타나모 수용소로 옮겨져 16년간 수감생활을 했다. 그는 미군 군사 법정에서 재판받는 과정에서 CIA 심문 당시 물고문을 비롯해 구타, 성폭행, 굶기기, 수면박탈 등 가혹행위를 당했다고 처음으로 증언한 인물이다.

칸은 2021년 종결된 재판에서 26년형을 선고받았지만, 미 당국의 조사에 협력했다는 이유로 사전형량조정제도(플리바게닝)를 적용받아 감형됐다.

칸은 이날 성명을 통해 "과거에 저지른 일을 깊이 후회한다"면서 "신께, 또한 내가 상처를 준 사람들에게 용서를 구한다"고 밝혔다.

칸의 변호인 측은 칸의 석방에 대해 "인권과 법치의 역사적인 승리다. 다만 여기까지 오는 데 너무 오랜 시간이 걸렸다"고 말했다.

한편, 관타나모 수용소는 2001년 9·11 테러가 발생하자 조지 W. 부시 당시 미 대통령이 테러 용의자 등을 수용하기 위해 이듬해 쿠바 군사기지에 연 시설이다.

2003년에는 수감자가 600명에 달하기도 했으나 명백한 증거가 없는 용의자를 기소도 하지 않은 채 수감하는 등 인권침해 논란이 끊임없이 제기됐다.

미 국방부에 따르면 관타나모 수용소에는 아직 34명이 수감돼 있으며, 이 가운데 20명은 제3국에서 받아준다는 의사가 확인되면 이송될 수 있는 자격을 갖췄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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